“회사가 잘돼서 이익이 많이 났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법인을 운영하는 대표님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이익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면 단순히 매출과 순이익만 보고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법인세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에 이익이 계속 쌓이면서 순자산이 증가하고, 대표가 보유한 비상장주식 가치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향후 가족에게 지분을 이전하거나 몇 년 안에 회사를 매각할 계획이 있다면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 지금부터 이익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빠르게 성장하는 법인의 대표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반기에 순이익 8억, 정말 좋은 숫자이기만 할까요?
전년도 하반기에 설립된 신생법인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설립 첫해 매출은 약 3억 원, 당기순이익은 약 1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부터 실적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1월부터 6월까지 매출 약 20억 원, 당기순이익 약 7억 7천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추세가 하반기에도 단순하게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연매출은 약 40억 원, 순이익은 15억 원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불과 1년 만에 회사의 체급 자체가 달라진 것입니다.
이런 회사라면 12월 결산이 끝난 다음 세금을 계산하기보다 연말까지 얼마의 이익이 발생할 것인지 지금부터 추정해야 합니다. 하반기 예상매출과 인건비, 외주비, 광고비, 추가 투자 등을 반영해 연말 예상손익을 계산하고 이에 따른 예상 세금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순이익이 커지면 법인세만 보면 될까요?
회사 이익이 크게 늘어나면 대표님들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비용을 더 만들면 세금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하지만 단순히 비용을 늘리는 것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대표이사 보수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작을 때 대표이사의 급여를 월 600만 원으로 결정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7,200만 원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성장해 매년 1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는데도 대표 급여는 예전과 동일하다면 현재 회사 규모에 맞는 보수체계인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 600만 원을 유지했을 때와 1,000만 원, 1,500만 원 등으로 조정했을 때 회사와 대표 개인에게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 각각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대표 급여가 증가하면 회사에 남는 이익은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대표 개인에게 귀속되는 소득은 증가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급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법인과 대표 개인의 세 부담을 함께 놓고 적정한 수준을 찾는 것입니다.
대표가 회사에서 돈을 가져오는 방법은 급여뿐일까요?
대표의 자금회수 방법을 설계할 때 급여만 비교해서도 안 됩니다.
대표가 회사에서 경제적 보상을 받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급여, 배당, 실제 퇴직 시 퇴직급여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표가 앞으로 몇 년 더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라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관과 관련 규정을 확인하고 현재 보수와 근속기간 등을 기준으로 실제 퇴직 시 예상되는 퇴직급여를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급여만 높이는 것과 급여·배당·퇴직급여를 장기적으로 함께 설계하는 것은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인의 이익구조 개선은 단순히 “회사 비용을 어떻게 늘릴까?”가 아니라 회사가 만든 이익을 회사와 대표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회사 이익이 쌓이면 비상장주식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빠르게 성장하는 법인이라면 법인세만큼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이 대표가 보유한 비상장주식 가치입니다. 앞서 살펴본 회사는 상반기에만 약 7억 7천만 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이 이익이 회사 내부에 계속 남는다면 순자산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의 순자산 증가는 대표가 보유한 비상장주식 평가액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회사가 돈을 잘 벌수록 대표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도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가족에게 지분을 이전할 계획이 있는 대표라면 특히 중요합니다. 현재 회사 지분 10%를 가족에게 이전하는 것과 몇 년 후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누적된 상태에서 동일한 10%를 이전하는 것은 증여재산가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장하는 법인은 예상 법인세와 함께 현재 비상장주식 가치와 향후 예상가치도 같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를 몇 년 뒤 매각한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회사 매각을 생각하고 있다면 준비 시점은 더 빨라져야 합니다. 매각을 준비할 때 단순히 “회사를 얼마에 팔 수 있을까?” 만 생각해서는 부족합니다. 매각 시점에 대표가 어느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지, 그동안 회사로부터 어떤 형태로 보상을 받을지, 실제 퇴직 시점은 언제가 될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대표가 매각 시점까지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매각대금 역시 대부분 대표에게 귀속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각 전 적법한 절차를 통해 가족에게 일부 지분이 이전되어 있다면 향후 지분구조와 매각대금의 귀속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각 직전에 급하게 구조를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매각을 몇 달 앞두고 대표 급여를 크게 조정하거나 임원퇴직금 규정을 변경하고 가족에게 지분을 이전하려 한다면 검토해야 할 세무 문제가 많아집니다. 회사는 마지막에 매각하지만, 매각을 고려한 세무와 지분구조 설계는 훨씬 전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인이익구조 개선, 지금 확인해야 할 5가지는?
결국 빠르게 성장하는 법인의 대표라면 다음 다섯 가지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첫째, 연말 예상손익과 예상 법인세를 계산합니다.
현재까지의 실적을 기준으로 연말 매출과 비용, 이익을 예상하고 세금 규모를 미리 파악합니다.
둘째, 대표이사 급여를 다시 계산합니다.
현재 급여가 회사 규모와 역할에 적정한지 살펴보고 여러 보수 시나리오에 따른 회사와 개인의 세 부담을 비교합니다.
셋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확인합니다.
정관과 관련 규정을 살펴보고 대표의 장기적인 보수계획과 실제 퇴직 시 예상 퇴직급여를 함께 검토합니다.
넷째, 현재 비상장주식 가치를 평가합니다.
현재 가치뿐 아니라 이익이 계속 누적될 경우 올해 말과 향후 주식가치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다섯째, 회사의 최종 방향을 정합니다.
계속 직접 경영할 것인지, 가족에게 일부 지분을 이전할 것인지, 향후 회사를 매각할 것인지에 따라 지금 필요한 전략도 달라집니다.
회사의 이익이 크게 증가한 대표님이라면 단순히 “법인세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요?”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대표 급여를 조정하면 회사에 남는 이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에 남는 이익이 달라지면 순자산과 비상장주식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주식가치가 달라지면 향후 가족에게 지분을 이전할 때의 세 부담도 달라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회사 매각 시 자산의 귀속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법인세, 대표 급여, 배당, 퇴직급여, 비상장주식, 지분승계와 회사 매각은 각각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문제입니다. 그래서 회사의 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할 질문은 “비용을 무엇으로 더 만들 수 있을까?”가 아닙니다. “이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돈과 주식을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이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법인세 신고는 결산 이후에 하지만,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구조는 그보다 훨씬 전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이미 크게 성장한 다음에 구조를 바꾸기보다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지금, 예상손익부터 대표 보수·퇴직금·주식가치·지분계획까지 한 번에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