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대책이 발표 되었습니다. 다들 뉴스나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셨을 것 같은데요, 지난 9월에 있었던 부동산 대책보다 훨씬 더 매운 맛입니다.

첫 번째 조치는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현행제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만 지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10월 16일부터는 서울 전 지역이 포함 됩니다. 경기도는 과천시와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와 안양시 동안구, 그리고 용인시 수지구와 의왕시, 하남시까지 추가 지정됩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이 되면 그 즉시 강화된 대출규제를 적용받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무주택자 기준 주택구입목적 주담대 LTV가 40%로 제한됩니다. 생활안정자금목적 주담대는 최대 1억원으로 제한되고, 다주택자는 금지됩니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또한 전면 금지되고, 주택 임대사업자가 아니더라도, 주택구입목적 사업자대출이 제한됩니다.
세금적인 제재도 즉시 강화됩니다.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부터 양도세 비과세 요건도 강화되고요, 양도세 중과이슈도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이 내년 5월까지 유예되어 있는 상태인데요, 이 규정이 추가 유예 없이 내년 5월에 종료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인 듯합니다. 예상대로 내년 5월부터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게 되면, 이번 조치로 인해서 양도세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되는 케이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이 되면, 청약에 있어서도 재당첨 제한이 10년으로 늘어납니다. 자금조달계획서 및 입주계획 신고 의무 또한 생기게 됩니다. 이전에는 지정 후 유예기간이 있었는데, 이제는 없습니다. 즉, ‘오늘 지정이 되면 내일부터 막히는’ 구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두 번째 조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부동산대책에 따르면, 서울시 전역과 과천시, 광명시 등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합니다. 허가구역 소재 아파트뿐만 아니라, 동일단지 내 아파트가 1개동 이상 포함된 연립주택 및 다세대주택도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이 되고 나면,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 상가나 오피스텔 같은 비주택에 대한 담보대출도 LTV 40%로 제한됩니다.
세 번째 조치는 “주담대 여신한도를 차등화”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조치가 바로 이 주담대 한도 제한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까지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구입 목적으로 받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 최대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했었는데요, 이제는 집값 구간별로 주담대 최대한도를 나눈다고 합니다.
주택가격 최대 대출한도
15억 이하 6억 원
15억~25억 4억 원
25억 초과 2억 원
즉, 고가주택으로 갈수록 대출한도를 강하게 제한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수도권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해 고가의 아파트를 매수하는 흐름을 끊어버리겠다는 거죠. 이 조치는 10월 16일부터 바로 시행입니다. 이미 계약 체결이 되었거나 신청이 완료된 건은 예외지만, 시행일 이후 계약분 부터는 바로 적용이 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출 한도 제한과 함께 “DSR 산정시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이번 부동산 대책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DSR은 우리말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입니다. 차주의 상환능력 대비 원리금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로, 차주가 보유한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상환액을 연간소득으로 나누어 산출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이 DSR을 산정할 때 스트레스 금리를 1.5% 가산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규제지역 내 주담대에 대해서는 3.0%를 가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시장금리가 4%여도 DSR을 계산할 땐 7%로 보고 계산하겠다는 겁니다. 당연히 대출 가능금액이 확 줄어들게 되겠죠. 요약하자면, “실제 금리가 안 올라가도 대출은 더 조이겠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건 향후 금리 인하 국면에서 대출 한도가 확대되는 효과를 어느 정도 방어해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전세대출에 대해 DSR을 적용”하겠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에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을 DSR에 반영하겠다는 건데요, 이건 굉장히 상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DSR 계산에서 빠졌었습니다. 즉, ‘전세보증금’은 빚으로 안 봤던 거죠. 하지만 이제부터 1주택자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에는 전세대출도 ‘부채’로 보고,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전세대출 DSR은 바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주택 서민 보호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초 시행시점은 10월 29일부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조치를 조기 시행”하겠다는 내용도 이번 부동산 대책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에는 ‘위험가중치’라는 걸 적용합니다. 쉽게 말해서, 대출이 늘어날수록 은행의 자본금 규제가 강화되는 구조인거죠. 이 비율을 기존 15%에서 20%로 높이는 정책을 지난 9월에 발표했었고, 그 시행일을 2026년 4월로 정해놨었는데, 이걸 2026년 1월로 3개월 앞당긴다는 내용입니다. 즉, 은행이 ‘부동산 대출’을 늘리기 어렵게 만드는 장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도 일단은 주택 관련 세제개편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종부세 인상 등의 내용이 들려오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정부가 공개한 향후 일정에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올해 4분기까지 결정하겠다고 하니 어떤 변화가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통해서도 주택 가격이 잡히지 않을 경우, 결국에는 세제 개편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부동산 대책 발표와 더불어서 가격띄우기 등 교란행위에 대한 기획조사 중간결과도 발표했는데요,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시 부동산 계약 해제건수 4,856건 중 이상거래 123건을 추출하여 조사한 결과, 가격띄우기가 의심되는 8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세청이 초고가주택에 대한 전수검증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 국세청과 금융위, 그리고 경찰청이 협동해서 부동산 이상거래에 대한 상호 검증을 실시하고, 그 후속조치로 경찰조사와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프로세스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단기적으로는 규제지역 주택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특히, 전세보증금 레버리지를 활용한 고가 아파트 매수와 다주택자 전세 갭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지원은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에요. 즉, “투기성 수요는 막고, 실수요자는 보호하겠다.” 는 그림으로 보여지는데, 시장이 정부 정책에 얼마나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대출을 막으면 거래가 줄고, 거래가 줄면 가격이 일시적으로 멈출 수는 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면 ‘심리’는 다시 움직일 수 있거든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정리한 내용, 복잡하지만 결국 한 줄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이제 은행대출을 활용해 집을 사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 이번 부동산 대책의 핵심 메시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은 자기자본이 부동산 취득에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할 수 있는데, 최근 부동산 관련 세무조사의 방향이 부모님 자금을 활용한 부동산 취득 사례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자녀의 부동산 취득자금을 문제없이 만들어주는 플랜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추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SNS를 통해 자녀의 자금출처를 만들어주는 방법이라고 해서 그럴듯해 보이는 방법들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SNS에 떠도는 내용을 무조건적으로 맹신하고 따를 것이 아니라, 팩트 체크가 우선입니다. 또한 대표님의 상황에서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 드리며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